기초대사량 공식 100년: 해리스-베네딕트부터 미플린까지, 그리고 '7,700kcal = 1kg'의 함정
기초대사량(BMR) 추정식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실제로 얼마나 맞는지, 활동계수는 어디서 왔는지, 하루 500kcal를 줄이면 왜 계산만큼 빠지지 않는지를 원 논문을 바탕으로 설명합니다.
다이어트 앱에 키와 몸무게를 넣으면 “하루 권장 섭취량 1,850kcal” 같은 숫자가 나온다. 소수점 없이 딱 떨어지는 이 숫자는 꽤 정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100년 전 실험실 자료에서 출발한 회귀식 하나와 출처가 뚜렷하지 않은 곱셈 계수 하나를 거쳐 나온 값이다. 이 글은 그 두 단계가 각각 어디서 왔고 얼마나 틀릴 수 있는지, 그리고 계산한 적자만큼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를 원 논문을 따라 정리한다.
기초대사량을 처음 ‘잰’ 사람들
기초대사량(BMR)은 밤새 굶은 뒤 편히 누워 깨어 있을 때 몸이 쓰는 에너지다. 심장이 뛰고, 숨을 쉬고, 체온을 유지하고, 뇌와 간이 일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20세기 초 미국 카네기 연구소 영양연구실의 프랜시스 베네딕트(F. G. Benedict)는 사람이 들이마신 산소와 내쉰 이산화탄소를 재서 열 생산량을 계산하는 간접열량 측정을 체계적으로 하던 연구자였다.
그가 통계학자 J. A. 해리스(Harris)와 함께 1918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인간 기초대사의 생체측정 연구」를 발표했고, 이듬해 전체 자료를 담은 단행본을 냈다. 이것이 해리스-베네딕트 식이다. 239명의 측정값을 체중·키·나이로 설명하는 회귀식을 남녀 따로 만들었다. 당시 기준으로는 꽤 큰 표본이었고, 무엇보다 결과가 체중·키·나이만으로 계산되는 간단한 식이라 병원과 영양학 교과서에 퍼졌다.
한 번 고친 식, 새로 만든 식
1984년 Roza와 Shizgal은 베네딕트가 나중에 따로 발표한 나이 폭이 더 넓은 피험자 98명을 원 자료에 더해 계수를 다시 구했다. 결론은 두 가지였다. 추가 자료를 넣어도 식은 원래와 거의 같았고, 정상 영양 상태인 사람의 휴식 대사량을 ±14% 정밀도로 추정한다는 것이다. 이 ’개정 해리스-베네딕트 식’이 오늘날 대부분의 계산기에 들어간 버전이다. 그들은 영양불량 환자에게는 이 식을 믿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보고했다.
±14%라는 폭을 실감해 보자. 추정 BMR이 1,500kcal인 사람의 실제 값이 1,290~1,710kcal 사이 어디든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활동계수 1.5를 곱하면 하루 총 소비량 차이는 600kcal를 넘는다.
1990년 네바다 의대의 미플린(Mifflin)과 세인트 지어(St Jeor) 연구진은 아예 새 식을 만들었다. 19~78세 498명을 간접열량계로 쟀는데, 표본의 절반가량(234명)이 비만이었다는 점이 해리스-베네딕트 자료와 달랐다. 결과는 남녀 공통으로 “10×체중 + 6.25×키 − 5×나이”에 남성은 +5, 여성은 −161을 더하는 형태다. 같은 논문에서 1919년 해리스-베네딕트 식은 실측값보다 평균 5% 높게 나왔다.
왜 옛 식이 높게 나올까. 논문이 이유를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 해석은 식이 만들어진 집단과 쓰이는 집단이 다르다는 것이다. 1910년대 피험자와 1980년대 미국 성인은 체형도 생활 습관도 달랐다.
결국 근육이 대사량을 결정한다
미플린 논문에는 덜 알려진 결과가 하나 더 있다. 체중·키·나이를 다 넣은 식의 설명력(R²)은 0.71이었는데, 제지방량(체중에서 지방을 뺀 무게) 하나만으로도 R² 0.64를 얻었다(19.7×제지방량 + 413). 체중 하나만 쓰면 0.56이었다.
같은 방향의 분석은 그 전에도 있었다. 1980년 Cunningham은 해리스-베네딕트 원자료 223명을 다시 분석해, 제지방량이 BMR의 가장 좋은 단일 예측 변수이고 성별과 나이는 그 위에 더하는 정보가 적다고 보고했다(500 + 22×제지방량). 남성의 BMR이 여성보다 높은 것도, 나이가 들면 BMR이 떨어지는 것도 상당 부분 근육량 차이로 설명된다는 뜻이다. 제지방량만 쓰는 캐치-맥아들 식(370 + 21.6×제지방량)도 같은 생각에서 나왔다.
문제는 제지방량을 알려면 체지방률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체지방 계산기의 둘레 공식이나 BMI 기반 공식은 그 자체로 수 %p의 오차가 있고, 이 오차가 그대로 BMR에 옮겨 간다. 근육이 평균보다 훨씬 많거나 적은 사람이 아니라면, 성별·나이·키·체중 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어떤 식이 가장 잘 맞나: 2005년 체계적 문헌고찰
미국영양사협회는 임상에서 대사량을 직접 재야 할지 판단하려고 근거 분석팀을 꾸렸다. 그 결과물인 Frankenfield 등의 2005년 체계적 문헌고찰은 실무에서 가장 흔한 네 식, 해리스-베네딕트·미플린-세인트 지어·Owen·WHO/FAO/UNU 식을 비교했다. 핵심은 집단 평균이 아니라 개인별 오차를 보고한 연구만 골랐다는 점이다.
결론은 이렇다.
- 미플린-세인트 지어 식이 비만인 사람과 아닌 사람 모두에서 실측값의 ±10% 안에 드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오차 범위도 가장 좁았다.
- 그래도 개인에게 적용하면 눈에 띄는 오차가 남는다.
- WHO/FAO/UNU 식은 개인 오차를 검증한 연구를 찾지 못했다.
- 노인과 미국 내 소수 인종은 식을 만든 연구에도, 검증한 연구에도 적게 포함됐다. 이런 집단에는 식의 정확도를 강하게 의심해야 한다고 적었다.
한국인과 일본인도 이 식들을 만든 자료에 거의 들어 있지 않다. 가장 잘 맞는 식도 “대체로 ±10% 안”이라는 뜻이지 내 BMR을 10kcal 단위로 알려 준다는 뜻이 아니다.
활동계수: 가장 큰 오차는 여기서 나온다
BMR에 곱하는 활동계수 1.2, 1.375, 1.55, 1.725, 1.9는 수많은 계산기에 똑같이 들어 있지만, 이 다섯 숫자를 측정해 제시한 원 논문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관행적으로 쓰이는 값이라고 보는 편이 정직하다.
비교할 만한 공식 기준은 있다. FAO/WHO/UNU의 2001년 전문가 보고서는 하루 총 소비량을 BMR로 나눈 값을 신체활동수준(PAL)이라 부르고 다음처럼 구분했다.
| 생활 양식 | PAL |
|---|---|
| 좌식 또는 가벼운 활동 | 1.40~1.69 |
| 활동적 또는 중간 활동 | 1.70~1.99 |
| 격렬한 활동 | 2.00~2.40 |
이 표에서 가장 낮은 구간도 1.40부터 시작한다. 흔히 쓰는 ’좌식 1.2’는 이보다 낮다. 반대로 자기 활동량은 실제보다 높게 고르기 쉬워서, 두 오류가 서로 상쇄될 때도 있고 겹칠 때도 있다.
실제로 따져 보면 BMR 식 선택보다 활동계수 선택이 훨씬 크게 작용한다. 30세, 180cm, 80kg 남성의 BMR은 미플린 식으로 1,780kcal, 개정 해리스-베네딕트 식으로 1,854kcal다. 차이는 74kcal다. 같은 사람이 활동 수준을 ’보통(1.55)’에서 ’활발(1.725)’로 한 칸 올리면 TDEE가 2,759kcal에서 3,071kcal로 312kcal 오른다.
그래서 가장 정확한 활동계수는 자기 기록에서 나온다. 2~3주 동안 먹은 양을 꾸준히 적고 아침 체중의 평균 추세를 보면, 체중이 유지되는 섭취량이 곧 나의 실제 TDEE다. 칼로리 계산기의 결과는 그 실험의 출발점으로 쓰는 것이 알맞다.
’3,500kcal = 1파운드’와 ‘7,700kcal = 1kg’
“하루 500kcal씩 줄이면 일주일에 3,500kcal, 즉 지방 1파운드(약 0.45kg)가 빠진다.” 한국에서는 미터법으로 바꾼 “7,700kcal = 1kg”으로 통한다. 이 환산 자체는 지방 조직의 에너지 밀도를 근사한 값이라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 숫자를 시간에 따라 계속 적용하는 데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케빈 홀(Kevin Hall)은 2008년 논문에서 이 규칙이 “가장 널리 퍼진 체중 감량 규칙 중 하나”라고 짚고, 빠지는 체중의 구성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체지방이 많은 사람일수록 줄어드는 무게에서 지방 비중이 커서 1kg을 빼는 데 더 많은 적자가 필요하고, 마른 사람은 근육 등 제지방이 더 많이 빠져 적은 적자로도 체중이 준다. 그의 모델에서 3,500kcal 규칙은 초기 체지방이 30kg을 넘는 비만인에게만 대략 들어맞았고, 그보다 체지방이 적은 사람에게는 필요한 적자를 과대평가했다.
더 큰 문제는 적자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체중이 줄면 몸을 유지하고 움직이는 데 드는 에너지도 줄어, 같은 양을 먹어도 적자가 점점 작아진다. 홀 등은 2011년 란셋 논문에서 동적 모델로 이를 계산했고, 성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 새 어림셈을 제시했다.
- 하루 섭취량을 100kJ(약 24kcal) 바꾸면 최종적으로 체중이 약 1kg 달라진다.
- 그 변화의 절반은 약 1년, 95%는 약 3년에 걸쳐 나타난다.
이 어림셈으로 하루 500kcal를 줄인 경우를 계산해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 기준 | 1년 후 예상 감량 | 최종 |
|---|---|---|
| 7,700kcal = 1kg 규칙 | 약 23.7kg (500×365÷7,700) | 끝없이 계속 감소 |
| 홀의 어림셈 | 약 10kg (최종치의 절반) | 약 21kg에서 멈춤 (500÷24) |
같은 논문은 “하루 2MJ(약 500kcal)를 줄이면 주당 0.5kg씩 꾸준히 빠진다”는 흔한 권고가 생리적 적응을 무시한 정적 규칙이어서 감량을 과대평가한다고 지적했다. 2013년 Thomas 등은 섭취량을 엄격히 통제한 감량 실험 7개의 실제 결과를 3,500kcal 규칙의 예측과 비교해, 이 규칙이 실제 감량을 크게 과대평가한다는 것을 보였다.
실생활로 옮기면 이런 뜻이다. 다이어트 첫 몇 주는 계산과 비슷하게 빠진다. 그러다 두세 달쯤 지나 “똑같이 먹는데 멈췄다”는 시기가 온다. 의지가 약해진 게 아니라 줄어든 체중에 맞춰 소비량이 내려왔기 때문이다. 이때 목표 섭취량을 줄어든 체중으로 다시 계산해야 한다.
숫자를 쓰는 법
- 식은 미플린-세인트 지어로 시작한다. 비교 연구에서 가장 자주 ±10% 안에 들었다. 근육량이 뚜렷이 많거나 적고 체지방률을 믿을 만하게 알면 제지방량 기반 식과 비교해 본다.
- 활동계수는 낮게 고른다. 불확실할 때는 한 칸 아래가 안전하다. 운동 앱이 보여 주는 소모 칼로리를 다시 더하지 않는다.
- 2~3주 기록으로 보정한다. 계산값은 가설이고, 체중 추세가 실측이다. 하루 100~200kcal 단위로 조정한다.
- 체중이 몇 kg 줄 때마다 다시 계산한다. 감량이 느려지는 것은 예상된 일이다.
- 체중계보다 둘레와 체지방도 본다. BMI 계산기와 체지방 추정은 서로 다른 오차를 가진 지표라 함께 보면 한쪽이 놓친 것을 잡을 수 있다.
출처
- Harris JA, Benedict FG. A Biometric Study of Human Basal Metabolism. PNAS 1918;4(12):370-373
- Roza AM, Shizgal HM. The Harris Benedict equation reevaluated. Am J Clin Nutr 1984;40:168-182
- Mifflin MD, St Jeor ST, et al. A new predictive equation for resting energy expenditure in healthy individuals. Am J Clin Nutr 1990;51:241-247
- Cunningham JJ. A reanalysis of the factors influencing basal metabolic rate in normal adults. Am J Clin Nutr 1980;33:2372-2374
- Frankenfield D, et al. Comparison of predictive equations for resting metabolic rate in healthy nonobese and obese adults: a systematic review. J Am Diet Assoc 2005;105:775-789
- FAO/WHO/UNU. Human energy requirements (2001), Table 5.3
- Hall KD. What is the required energy deficit per unit weight loss? Int J Obes 2008;32:573-576
- Hall KD, et al. Quantification of the effect of energy imbalance on bodyweight. Lancet 2011;378:826-837
- Thomas DM, et al. Can a weight loss of one pound a week be achieved with a 3500-kcal deficit? Int J Obes 2013;37:1611-1613